2014/09/20 02:05 作
REQUEST - by.스머프
씨발, 예뻐죽겠네.
욕 안 쓰다가 쓰는 김태형
"지민아아, 뭐해?"
"아, 책읽는다고! 건들지 말라고!"
김태형 저거 또 왔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시간 종만 치면 내 자리로 와서 항상 장난을 건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 죄없는 나를 엄청나게 만져댔다. 뭉치지도 않은 어깨를 만지고, 볼을 잡아 늘리고, 누르기도 하고, 심지어 간지럼도 태운다. 내가 얼마나 간지럼을 많이 타는데! 솔직히 정말 귀찮았다. 한 두번이면 모를까. 매번 와서 괴롭혀대니 짜증이 나서 한번은 나한테 도대체 왜 그러냐고 따지자 김태형은 내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 왔다. 그에 당황해서 우물쭈물대고 있었는데 김태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냥 내게 다시 장난을 쳤다. 그래서 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잊어버렸다. 자기가 좋아한다는데 내가 알 게 뭐야.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김태형도 그다지 그것을 지금까지 신경쓰고 있지 않은 것 같으니까 상관없었다.
김태형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내 볼을 양 옆으로 늘렸다. 으으, 하지마. 뭉개진 발음으로 말하자 김태형은 눈이 휘어지게 활짝 웃으며 귀여워서 그래, 귀여워서. 하고 말했다. 항상 왜 괴롭히냐고 물으면 대답은 저거였다. 내가 귀여워서. 그러면 내가 자기를 좋아할 줄 아나. 하나도 안 설렌다. 한참을 내 볼을 쪼물딱거리면서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웃더니 김태형은 나를 꼭 껴안았다.
"아, 진짜 귀엽다."
허, 참. 내가 그렇게 좋을까. 껴안은 팔을 풀길래 김태형의 품에서 나와서 김태형을 질린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김태형은 그저 헤헤, 하고 웃었다. 내가 봤을 땐, 오늘 쟤가 날 좀 심하게 괴롭힐 것 같아. 이제 1교시를 마친 후 쉬는시간인데 앞으로 남은 쉬는시간 동안 더 힘내야겠다. 수업시간보다 쉬는시간을 다짐하는 나였다.
종이 쳤다.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김태형이 부리나케 내 자리로 왔다. 그리고는 내 어깨를 주물러댔다. 지민이 안 피곤해? 수업시간에 안 졸렸어? 따위를 물으며 스킨쉽을 시도했다. 이게 가만 놔 두니까 나를 쉬운 남자로 보나. 대답을 않고 가만 있었더니 김태형이 내 옆에 쪼그려 앉아선 물었다.
"배는 안 고파?"
"갑자기 배 고픈건 왜."
"너 아침 안 먹고 오잖아. 이 시간 되면 배고플 것 같아서."
맞다. 나는 배고팠다. 잘 알고 있는 김태형에 고개를 끄덕이자 김태형이 손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꺼냈다. 죄다 내가 좋아하는거라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김태형의 손에서 음식들을 뺏어들어 입에 집어넣었다. 가득 입에 넣고는 고맙다고 말하자 김태형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 좋아하는 사람 하나정도 있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2교시도 끝나고 슬슬 피곤해져 왔다.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제야 2교시가 끝나다니. 김태형은 또 내 자리로 와서 내 옆자리에 앉고는 머리를 넘겨주며 피곤하지 않냐고 또 내 걱정을 했다. 매번 이렇게 내 자리 오는 것도 일인데 김태형은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것도 근성이 대단한 것 같다. 어김없이 내 옆에 붙어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김태형에게 김태형의 친구들 무리가 찾아왔다.
"야, 쉬는 시간동안 축구하러 가자."
"어? 난 다음에. 너네끼리 놀아라."
축구광인 김태형이기에 당연히 축구하러 나가서 이젠 해방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예상치 못한 김태형의 대답에 당황했다.
"너 축구 안하냐?"
"나중에. 어, 지민이 필기 열심히 했네?"
한 것도 없는데 무슨. 이 자식 말 돌리는 기술 보게. 캐묻는 걸 포기하고는 그냥 엎드렸다. 오늘은 2교시까지밖에 제정신으로 못 버티겠구나. 엎드리자마자 졸음이 몰려와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김태형이 내 등을 쓸어주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로부터 3교시동안 내내 자서 3교시 후 쉬는시간까지 잤다. 김태형은 쉬는시간동안 내 옆자리로 와서 같이 엎드려 잤다. 쉬는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나자 이제는 4교시가 끝날 때가 다가왔다. 곧 급식을 먹을 생각에 준비태세를 하다가 종이 치자마자 미친듯이 달렸다. 그리곤 급식 줄을 섰는데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태형이 오늘도 1등이었다. 김태형은 내게 1등을 양보하고는 2등으로 급식을 먹었다. 김태형 덕에 일찍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김태형은 또 굳이 밥 먹는데 내 자리로 왔다. 마주보고 밥을 먹으며 가끔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기도 했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워 나는 계속 눈을 내리깔았다. 이러다가 체할 것만 같았다. 급식을 깨작거리던 나보다 김태형은 훨씬 일찍 다 먹었다. 겨우 제대로 먹기 시작하자 김태형은 밥 먹는 내 등 뒤에 서서 여러 스킨쉽을 시도했다. 밥 먹는데 자꾸 건드리는 김태형에 분노 게이지가 서서히 상승해가던 나는 결국에는 폭발했다.
"아, 야 좀 그만하라고!"
그러려던 생각은 아니었는데 소리가 너무 컸다. 반 아이들이 모두 다 나와 김태형을 쳐다보았다. 말을 하면서 내가 어깨에 올려져 있던 김태형의 손을 쳐내서 김태형은 조금 뒤로 물러났다. 잠시 벙 찐듯한 김태형은 이내 그저 웃으며
"그래, 지민이 밥 맛있게 먹어."
하고는 내 머리를 약하게 쓸고는 교실을 나갔다. 오해를 만든 것 같았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김태형이 날 귀찮게 안 할 거라는 생각에 그냥 두었다. 알아서 풀려서 다시 올 것이다. 내가 아는 김태형은 단순했으니까.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금방 다 잊어버리고는 다시 나에게 장난을 걸 것이라 생각했던 김태형은 자기가 날 피하는지 이젠 나와 마주칠 일 조차 없었다. 괜한 자존심에 먼저 인사도 안했더니 정말 얼굴 마주볼 일조차 한 번도 없게 되었다. 쉬는시간만 되면 할 일이 없어 심심했다. 김태형은 매 쉬는시간마다 친구들과 축구하러 나갔고, 나는 내 자리에 혼자 가만히 앉아있었다. 사내새끼가 쪼잔하기는. 김태형과 똑같이 아는척도 안 한 내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그냥 이대로 멀어지는거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전이었다.
"야, 박지민. 너 그거 들었냐?"
"뭘?"
"김태형 여친 생겼대."
뭐라고? 놀란 나머지 소리쳐버린 내가 나 스스로도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진짜 몰랐나보네. 얼마 전에 하교할 때 여자친구 데려다 주더라. 직접 봤어. 목격담을 나에게 나열하듯 주르륵 얘기한 정호석은 나에게 커다란 멘붕을 선사하고 뜬금없이 나에게로 와선 또 홀연히 사라졌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이후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김태형은 나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분명히. 묘하게 드는 배신감에 내 대각선 저 멀리 앞자리에 있는 김태형의 뒤통수를 구멍이 뚫리도록 노려보았다. 그런 김태형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 후로, 김태형이 새로사귄 그 여자친구와 잤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배신감에 사로잡혔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상처준 건 나면서. 아무튼, 나는 그런 말을 들었음에도 김태형과 다시 대화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억울했다. 아니, 서운했다고 해야 하나. 그 두 감정의 사이에 있었다. 이렇게 쉽게 나를 잊을 거였으면 좋아한단 얘기를 하지 말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날, 원치않는 확인사살을 하게 되었다. 하교를 하는 길에 김태형과 그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여자친구를 본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숨어서 미행을 하게 되었다. 둘은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멀어서 들을 수는 없었지만 꽤나 다정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김태형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미친.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었다. 둘이 그렇게 함께 김태형의 집에 들어가서 무엇을 했을까를 생각하니 배알이 다 꼴려 참을 수가 없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나는 그 여자를 질투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다음 날 체육시간이었다. 나는 김태형이 체육복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았다. 교복 단추를 풀어내는 것이 어제도 분명 저렇게 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만 쳐다보았다. 주번이었던 김태형은 빨리 나가지 않는 나를 보고 뭐하냐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 모습이 아까 봤던 교복을 벗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나도 모르게 나는 김태형에게로 다가가 키스했다. 말이 좋아서 키스지 그냥 입술박치기였다. 질투심에 눈이 멀어 책상들 위로 김태형을 밀어뜨리듯이 키스했다. 그 덕에 김태형은 뒤로 넘어가서 책상에 등을 댄 꼴이 되었다. 김태형은 놀랐는지 굳어 있었다. 나는 김태형의 손을 끌어 내 교복 와이셔츠에 갖다대고는 그 위에 손을 겹쳐 단추를 풀었다. 나는 김태형이 그 여자와 섹스했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손을 잡고 다정하게 웃어줬다는 것도, 함께 하교를 했다는 것도, 여자친구라는 것이 김태형에게 생겼다는 것 모두 다! 김태형을 용서할 수 없었다. 상의를 다 벗은 나는 김태형에게 끈적하게 몸을 맞대었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김태형도 이내 내 등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한 키스는 이미 페이스가 김태형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그리고 조금 뒤에 맞닿은 입술이 떨어졌다. 김태형은 숨을 잠시 고르더니 말했다.
"씨발, 진짜 너.."
"......."
"존나 예뻐 죽겠네."
그렇게 말하고는 김태형은 내 하의까지 벗겼다. 그리고 나는 순식간에 양말 하나만 걸친 나체가 되었다. 김태형은 내게 다시 키스하며 내 몸 온 구석구석을 쓸었다. 그 손길이 너무 능숙해보여 나는 어제도 이랬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괜한 오기심에 슬쩍 얼굴을 김태형의 하체에 갖다대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김태형이 내 어깨를 잡았다.
"너 뭐해."
"입으로 할거야."
"..미쳤어? 안돼, 하지마."
김태형은 무릎을 꿇고 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나는 그대로 앉아 버티고는 김태형의 얼굴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진짜로?"
"......."
"진심으로 하지 말까? 오늘 아니면 언제 해 줄지도 모르는데."
"씨발, 네 맘대로 해."
평소엔 쓰지 않는 줄 알았던 욕설까지 오늘 자주하는 걸 보니 김태형은 많이 흥분한 듯 했다. 나는 김태형의 교복바지의 버클을 풀고는 천천히 벗겼다. 그리고는 브리프 위에 얼굴을 갖다대고 부비자 얇은 브리프 안으로 성난 듯한 그의 물건이 바로 느껴졌다. 나는 김태형의 브리프마저 내리고는 거침없이 그의 페니스를 입에 넣었다. 생각보다 큰 크기에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억지로 입에 집어넣고 열심히 움직였다. 한참을 핥고, 빨고, 만지기도 하고 있으니 김태형이 내 어깨를 밀어서 그의 것을 내 입에서 빼냈다. 그리고는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김태형의 것을 물고 있는 것 만으로 흥분한 나였지만 그가 정성스럽게 예민한 부분을 흥분시키니 소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는 김태형은 내 뒤에 핸드크림을 발랐다. 달달한 복숭아향이 나는 핸드크림은 김태형이 나를 챙겨준답시고 가끔 내 손등에 발라주던 것이었다. 그게 이렇게 쓰일 줄이야. 김태형은 내 뒤를 몇번 손가락으로 넣어 풀어주려는 듯 하더니 급하게 바로 그의 것을 넣었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아픔에 몸부림치자 김태형은 괜찮다며 나를 달래고는 천천히 허릿짓을 시작했다. 점점 시간이 지날 때 마다 아픔보다는 성적 쾌락이 먼저 느껴졌고 결국에는 너무 좋아서 이대로 미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강하게 박아넣는 김태형에 자지러지자 김태형은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그에 소리가 끊어져 나왔다.
"아, 흐으, 앗, 태형, 아! 으응, 읏! 나, 흐앗..!"
김태형은 자비가 없었다. 미친듯한 속도로 피스톤질하는 그는 이미 맛이 간 것 같았다. 나도 그와 다를 바 없었지만. 김태형에 이리저리 흔들리던 나는 얼마 안 가 사정했다. 김태형도 뒤따라 사정했다. 이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나는 녹초가 된 몸을 정리하며 김태형에게 말했다.
"너 네 여자친구랑 자지마."
"뭐? 여자친구?"
"어디서 시치미야. 여친 사귀지도 말고, 나 말고 딴 사람이랑 자지도 말라고!"
"지민아, 나 여자친구 없어."
"거짓말. 어제 하교하면서 다 봤거든?"
내 말에 김태형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 하더니 무언가 깨달은 듯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그거 우리 누나야! 그저께랑 어제만 누나 남자친구가 못 데려다 줘서 내가 대신 같이 집에 온건데.."
헐. 이게 무슨 오해인가. 친누나였다니. 나는 김태형이 여자와 잤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는 누님한테 죄송하게 되었다.
"근데 여자친구 사귀지 말라는 건 무슨 소리야, 지민아?"
김태형이 얼굴에 장난기를 가득 달고 나를 보며 웃었다. 아, 말 잘못 했네. 김태형은 땀에 젖은 나를 꼭 껴안고는 말했다.
"나도 좋아해, 지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