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0 02:56 作
아, 지루하다. 체육이 교실 수업이라니, 미친. 게다가 체육은 우리 반 담임이다. 얼굴 좀 잘 생기고 기럭지 긴 거 빼고는 별 볼일 없는 물러빠진 선생인데.. 아니, 외모 잘나면 볼 거 있는 건가. 모르겠다. 여자애들이 환장하는 선생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려고 눈치를 보며 슬쩍 엎드렸다. 참, 이 쌤 목소리도 좋구나. 몰랐는데 꽤 장점 많네. 여자애들이 꺅꺅거리며 선생을 찬양하던 내용 중에 선생의 목소리에 관한 얘기도 있었던 것 같다.
띵동-
실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 종이 쳐 버렸다. 인상을 찌푸리며 엎드리다 만 어정쩡한 자세를 바로 펴자, 선생이 나를 보며 빙긋 웃고 있는게 보였다. 왜 나 보고 웃고 지랄이야. 혼자 짜증을 내며 입을 삐죽거리고 있다가, 이제 하교할 시간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오늘은 야자가 없는 날이라고 했다. 기분이 좋아지려 하다가 체육 시간이 활동 수업일 줄 알고 체육복을 입어서 갈아입어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나 곧 다시 짜증이 났다. 왜 교실 수업이라고 미리 얘기도 안 해주는거야, 저 담탱이는. 되는 일도 없다.
"반장!"
난 또 왜 불러. 아, 수업 끝났지.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나 차렷, 경례를 크게 외치고 털썩 자리에 앉았다. 반장따위 귀찮았는데 왜 했지. 궁시렁대고 있자 내 옆에 앉은 박지민이 비웃는다. 뭘 쪼개 임마. 쏘아붙이려 하자, 담임이 종례를 지금 바로 끝내겠다며 말했다. 그 목소리에 하려던 말이 막혔다. 목청도 크지. 짜증이 배로 불었다. 선생이 또 뭐라 큰 목소리로 얘기하는데 무시했다. 딴짓을 하고 있는데 또 반장인 나를 불렀다. 예, 하고 대답하자 따로 방과 후에 교무실에서 보잰다. 그리고 교실을 빠져나가는 뒷모습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다. 아, 존나 재수없는 새끼. 저런 선생이 뭐가 좋다고 찬양을 해대. 탈의실로 가는 동안에도, 체육복을 교복으로 갈아입는 동안에도 또 선생을 씹어댔다. 그러자 혼잣말하는 버릇 안 좋다, 라며 박지민이 내 벗은 몸의 상체를 슥 손으로 훑고 갔다.
"아아악!!!! 야 이 변태새끼야!!!!!!"
소름이 돋아 얼굴이 벌게져서 소리치자, 윙크를 하고 저 멀리 도망쳐 버린다. 저 새끼 나중에 보면 반 죽여놓을거야.. 한숨을 푹푹 쉬며 교무실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내 어깨를 잡는 손길이 느껴진다.
"땅 꺼지겠다. 왜 그렇게 한숨을 쉬어."
오늘 재수가 좀 없어서요. 댁 잘못도 좀 있고. 그러니까 건드리지 마세요, 라는 표정으로 선생을 째리자 조금 당황한 기색이다. 그 표정이 웃겼다. 그리고는 어깨에서 손이 떨어져 나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미미한 온기가 사라지자 살짝 아쉬웠다.
"사실.. 체육창고에 정리할 물건들이 있거든. 물건은 혼자 하기엔 많은데 학교에 마땅히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미안하지만 같이 좀 하려고. 혹시 정국이 오늘 바쁘지는 않지?"
딱히 바쁘지는 않았지만 곧 노가다를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또 한숨이 나왔다. 그러자 선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 또 한숨쉬어? 라고 물어온다. 다정하게 묻는 말에 미안하지만 좀 귀찮아서 아니에요, 라고 대답하며 체육창고로 가는 길로 앞서 걸어갔다.
체육창고는 학교 건물 뒷편에 있었는데, 운동장에서 꽤 먼 위치였다. 걸어 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 왜 이렇게 멀리 있어, 하고 툴툴거리자 선생이 웃는다. 살짝 웃었는데도 가지런하고 하얀 이가 드러났다. 이까지도 잘생겼네. 재수없어.
"여기 있는 이것들 강당으로 옮기면 돼."
옮겨야 할 물건들을 대충 보니 굉장히 많았다. 두명이서도 시간이 꽤 걸릴만큼 많아 보였다. 다 옮기면 해 지겠구만. 거의 포기한 마음으로 천천히 가벼운 것 부터 옮겼다. 생각해보니 체육창고는 강당까지도 멀었다. 젠장. 우리 학교 왜 이래? 또 습관적으로 혼잣말을 하고 있자 선생이 내 뒤에 바싹 붙어 따라온다. 다시 체육창고로 돌아 올 때도, 선생은 나와 같이 왔다갔다 했다. 그 동안 담임은 내게 얘기도 몇 마디 했다. 주로 힘들지 않니 라던가, 바쁘면 먼저 가도 돼 라던가 하는 쓸데없는 말들을 했다. 그래서 그 말들을 모조리 다 씹었다. 자기 일 시켜먹는 주제에 착하다. 욕한 거 미안하게. 여하튼 그렇게 물건들을 차차 옮겨가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뜀틀이 남았는데, 무거워서 혼자서는 잘 들어지지 않았다. 선생에게 도움을 청하자, 바로 뛰어와서는 옆에서 같이 들어주는데, 둘이서도 잘 들어지지 않아서 그냥 내려놓고 말았다. 높게 쌓여있는 뜀틀을 몇개 나누어 가져가야 할 것 같았다. 그 얘기를 하려고 고개를 돌려 옆을 슬쩍 보자, 선생의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교복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땀 때문에 몸에 교복이 딱 달라붙어서 안이 비쳤다. 흰 티셔츠 교복 안에 입고 올걸, 하고 생각하고 있자 바로 곁에서 선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국아."
대답을 하려고 고개를 들자 갑자기 선생의 입술이 내 입술으로 빠르게 돌진해왔다.
"선, 선생ㄴ..! 읍!"
갑작스럽게 입술을 뺏기고 벽으로 밀쳐졌다. 벽지를 바르지 않은 까슬한 시멘트 벽으로 부딪혀 교복이 살짝 위로 올라간 내 맨허리에 닿아 긁혔다. 상처가 난 것 같아 쓰라려서 아, 하고 신음을 뱉자 기다렸다는 듯 혀가 입 속으로 들어온다. 평소 그가 하던 행동과는 180도 다른 키스에 혼이 빠져 다리가 자꾸 풀리자 선생이 허리 뒤로 손을 넣어 감싸안아 나를 지탱해줬다. 그러면서도 끊이지 않는 키스에 숨이 막혀 선생의 가슴을 주먹으로 퍽퍽 쳤다. 그런데도 체육 선생이라 맷집이 꽤 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다가 한참 뒤에 입술이 떨어졌다.
숨이 차서 숨을 고르고 있자 당황한 듯한 선생이 할 말을 찾는 듯 했다.
"그, 그러니까 정국아, 나는.. 어..."
음, 할 말은 찾는데 할 말이 없어 보였다. 안절부절하며 눈만 굴리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내가 다시 키스했다. 갑자기 그를 덮치듯 얼굴을 감싸고 키스하자 내 무게에 밀려나는 듯 하다가 나를 또 밀어온다. 몸싸움같이 밀고 밀리다가 다시 내가 벽으로 밀쳐졌다. 그 상태에서도 밀리다 결국 매트까지 갔는데 선생이 그런 내 위로 올라타 키스했다. 분위기가 정말 끝까지 갈 기세여서 이 선생이 어디까지 하나 하는 호기심에 나를 만지작대는 손길을 그냥 두었다. 사실 더운 공기에 매트가 시원한 탓이 컸다. 등은 시원했고 나를 만지는 손길은 뜨거웠다.
그의 손이 교복 사이로 들어와 내 유두를 살짝 건드리더니 혀로 핥았다. 그러자 허리가 절로 들렸다. 야릇한 느낌에 살짝 불안했지만 기분이 좋았기에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옷이 거의 다 벗겨지고 선생이 찾아낸 성감대마다 키스마크가 남겨졌다. 그러다 선생이 갑자기 내 입에 손가락 몇개를 넣었다. 그리고는 빨라고 하길래 정성스레 빨았다. 어지간히 흥분되는지 선생의 얼굴이 붉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그렇게 내 침을 바른 손가락 하나를 갑자기 내 뒤에 넣었다. 쑤셔넣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와, 진심으로 17년 살아오면서 제일 아팠던 것 같다. 죽을것 같음을 참고 그의 팔을 붙잡았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자 괜찮다고 나를 달랬다. 괜찮은게 아니고, 시발 니가 해보라고!
손가락이 늘어갈 때마다 이를 악물고 참아서 이제야 조금 살 만 했다. 그 고통을 견뎌낸 내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이제 조금 쉬려고 상체를 일으키려 하자 손가락이 빠지고 그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무언가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조금만 더 아프면 기절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서, 선생님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아파 죽겠어요. 아, 움직이지 마세요!"
"괜찮아, 괜찮아. 우리 정국이. 좀만 참으면.."
움직이지 말라는데 더럽게 말을 안 듣는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왔는데 움직이자 훨씬 더 아파서 결국에는 엉엉 울었다. 선생은 그런 내가 눈에도 안 보이는 것 같았다.
"흐윽, 아..! 아파, 아... 아파요, 으.."
"어.. 아프기만 해, 정국아?"
그럼 이게 안 아프고 뭐가 더 있겠는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그러면 안 되는데.. 하고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지금 확실히 안 되고 있다. 뒤가 불에 데인 듯 화끈거렸다. 아픔에 내가 허리를 움직이자 그 때 무언가 뭉근하게 야릇한 느낌이 올라왔다. 선생이 허릿짓을 함에 따라 천천히 그 느낌이 커졌고 아프긴 아픈데 좋았다. 앞을 만져주는 느낌보다 좋아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자 선생이 눈치를 채고는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맞춰주기 시작했다. 그는 조금 지나 내 물건이 발기하자 직접 손으로 쓸어주고 만져주었다. 행위가 계속 될수록 흥분감이 커져갔다. 뒤가 꽉 찬 느낌과 화끈거리는 아픔조차 쾌감으로 느껴졌다.
"정국아, 이젠 좋아? 흐, 어? 말해봐."
"읏, 좋아요..! 특히.. 흐으, 거기. 거기, 으응, 좋아요..."
"여기? 우리, 정국이는 여기가 좋아?"
"아, 좋아, 선생님 더.. 으응, 아아..나, 제발, 흣...아앗!”
선생이 내 것을 부지런히 만져준 덕분에 금방 사정했다. 그리고는 숨을 고르는데 아까 질러댄 것이 생각나서 문득 부끄러워졌다. 쪽팔림에 손톱을 뜯고 있자 선생이 땀 범벅인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정국아."
"..네."
"좋아해."
갑작스런 고백에 고개를 들자 그가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섹스까지 했으면 어느정도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갑작스러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한 번만 더 하자."
안 그럴 것 같이 생겨서, 김석진은 짐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