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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1 02:08 作
지민이는 영포자임. 영어라면 치를 떨고 혐오함.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는 말마다 영어를 섞어 쓰는지 모르겠음. 가게 간판을 봐도, 노래 가사를 봐도 있는 영어에 지민이는 불만임. 그래서 항상 시험 성적을 보면 바닥을 침.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는 건 아닌데 영어는 작정하고 아무것도 안함. 초딩 때 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지민이는 영어에 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음. (지민아 미안해 그냥 썰일 뿐이야ㅎ..)
그것에 대해서 너무 걱정이 많으셨던 지민이 부모님께서는 과외를 하나 붙여주심. 크게 나아질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상생활 가능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셔서 나이차가 크게 나지 않아 친구처럼 수업할 수 있는 대학생 과외를 시키심. 그럼에도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크신 나머지 S대 재학생을 붙이심. 그러니까 그건 남주니. 영어영문학과에 재학중인 남준이는 문학이란 참 멋진 학문이라고 생각함. 국어든 영어든 다른 외국어든 흥미가 있으니까 안 될 것이 없음. 그러다가 어느 날 과외를 하나 하게 되었는데 그 학생 부모님께서 정말 기본이 없는 아이(...미안하다고 지민아)라고 놀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심. 도대체 어느정도길래 그러시나 궁금했던 남준이는 드디어 지민이와 첫 만남을 가짐. 겉보기엔 멀쩡하고 딱히 애가 맹하지도 않은데 영어를 정말 한 마디도 모름. 정말 혹시나 해서 초등학생 저학년 단어장 가져왔는데 love, friend, dance 정도가 끝임. 그 마저도 단어 보면 모르고 읽어줘야 앎. 물론 이건 과장입니다. 실화가 아니에요. 남준이는 존나 문화컬쳐 충격쇼크를 받음. 와, 이 나라에 이런 아이가 있다니. 신이시여.. 남준이는 서서히 의욕을 잃어가고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로 가르치기 시작함. 지민이는 싫어하는 영어 해서 수업 내내 기분이 나쁨. 수업 시간만 되면 서로 고역임. 영어때문에 갈등인거면서 서로 감정이 안 좋게 됨.
그렇게 수업을 몇 번 해 가다가 이대로 쭉 가면 안되겠다 생각한 남준이는 그냥 영화나 보기로 함. 유명한 미국이나 영국 드라마나 영화를 매번 가지고 와서 수업 때마다 틀어주고 필요할 때면 정지해서 가르쳐 주기도 함. 지민이는 수업 방식이 달라지자 꽤 좋은 눈치임.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보면서 신세계를 얻음. 그 전까진 영어 싫다고 영화도 안 보던 아이임. 존나 의지...
아무튼 영화같은거 보면서 같이 웃기도 하고 많이 친해져서 따로 밥도 먹고 영화관에 직접 같이 가기도 함. 영어에 그렇게 천천히 흥미를 느낀 지민이는 남준이한테도 흥미를 느낌. 키도 크고 잘생겼고 공부도 잘하고 명문대생이고.. 안 가진게 없는 것 같음. 존경심이 마구마구 드는데 그게 마냥 존경은 아닌 것 같아 지민이 스스로도 당황스러움. 이 형이 친해지면서 스킨쉽도 생기고 자기보고 귀엽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진심으로 설렘. 아무 생각 없을 땐 괜찮다가 머리 쓰다듬어 준다던가 하면 정말 얼굴이 터질 것 같음. 그랬는데 이제 더 심해져서 얼굴만 보면 심장이 막 뜀. 그래서 결국에는 부모님께 말씀드림. 과외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그 소식을 들은 남준이가 당장 지민이한테 가서 왜 그랬냐고 물음. 아직도 영어가 싫어? 하고 묻자 지민이가 울먹이면서 바닥 쳐다보고 말함. 영어 좋은데.. 형이 너무 좋아서... 남준이가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응? 하고 있자 지민이 패기로 형, 좋아해요! 하고 고백 해 버림. 그리고는 뒷일이 무서웠는지 그냥 그 자리에서 펑펑 욺. 남준이가 지민이 보고 허허 하고 웃고는 그냥 키스 해 버림. 그냥 귀여운 동생이었는데 자기 좋아한다면서 우니까 존나 말로 다 할 수 없이 귀여워서 입술로 먹어버림. 남준이는 앞으로 이 귀여운 생명체를 어떻게 구워삶아 먹을까 하는 생각 하는데 지민이는 그저 남준이 코트 자락 잡고 눈만 말똥말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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